위의 사진은 그가 오스카 수상식에 갔을 때의 모습이다. 후줄근한 넥타이에 땀에 푹 젖은 모습 덕분에 그 해 오스카 최악의 드레서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이 때 충격을 받았던 것인지 다음 영화를 제작하는동안 살이 쏙 빠져버렸다. 뉴 라인 시네마와의 대립도 한 몪 했겠지만.......
(자세한 내용은 이
링크를 참조)
확실히 멋있어졌지만 우울해 보이는 느낌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쯤되면 피터 잭슨이 누군지는 다들 알 수 있을것이다. 혹시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 피터 잭슨은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와 킹콩 리메이크의 감독이다. 짜잔! 다들 반지의 제왕이나 킹콩 제목은 들어봤어도 감독이 누군지는 몰랐을 것이다. 현재 피터 잭슨은 엑스박스 유명 타이틀인 헤일로 실사 영화를 제작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내가 피터 잭슨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된 계기는 역시 영상학에서의 과제때문이었다. 레포트를 쓰면서 앞서 거론했던 그의 초창기 시절 영화를 몇개 보게 되었는데, 정말 반지의 제왕이나 킹콩과는 판이하게 달랐던 영화의 성격에 좀 놀랐지만 아이디어만큼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고무 인간의 최후], 이게 가장 처음으로 출시된 작품인데, 정말로 이 영화가 한국에 나왔는지는 몰랐었다. 잔인한게 좀 심해서 역겨운 수준이라 우리나라엔 안나왔을 줄 알았다. 역시 이 영화에 대해선 말이 많은데, 조금은 기이한 피터 잭슨의 센스에 감탄하는 무리가 있는 반면 완전 망작, 역겹다 수준으로 여기는 무리 역시 있는 모양이다. 나의 경우 전자에 가깝다...기 보단 좀 추종자 수준에 가깝다. 학교에서 다같이 저 영화를 봤는데, 내가 그의 아이디어에 감탄하며 몸을 떨 동안에 다른 사람들은 그닥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특히 여학생들은 영화를 보지 않고 도서관으로 도망가곤 했던거 같다.
스토리 자체는 그냥, 별로 특별할 거 없는 사람과 에일리언의 대결이지만 영화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센스가 일품이다. 이 영화는 피터 잭슨의 영화 촬영에 대한 열정 역시 엿볼 수 있는 작품인데, 영화에 사용된 필름과 소품 따위엔 피터 잭슨의 사비가 쓰였으며, 외계인 얼굴과 엉덩이, 팔꿈치 부분 따위의 분장 소품은 집에서 오븐을 사용해 직접 구웠고 배우는 그 대부분을 친구들을 끌어들여 쓴데다가, 시간이 나는 주말에만 촬영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판 제목이 왜 '고무 인간의 최후'인지는 도저히 감이 잡히질 않는다.
다음으로 그가 제작한 영화는 [미트 더 피블즈](Meet the Feebles)인데, 개인적으로 고무인간의 최후보다 훨씬 괴악한 센스를 가진 영화이다. 사람은 등장하지 않고, 세사미 스트릿과도 같이 인형들이 등장한다. 고무인간의 최후가 고어를 최대한 살린 영화라면 미트 더 피블즈는 풍자에 집중을 한 영화이다. 근데 그 방식이 맨정신으로 보기에 좀 무리가 있어서 그렇지......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인터넷 검색을 해보는 것도 좋고, 그냥 어떤 영화인지만 알고 싶다면 이
링크를 참조.
시대 순으로 따지자면 다음은 [데드 얼라이브]에 대해 이야기해야겠지만 아쉽게도 이 영화는 보지 못했다. 하지만 몇개의 영상클립은 봤는데, 그 부분만 본다면 확실히 데드 얼라이브는 고무 인간의 최후 못지않은 피터 잭슨의 엽기성과 고어 센스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천천히 좀비가 되어가던 할머니가 수프를 먹는데, 바이러스 때문에 귀가 끊겨 떨어져서 수프 그릇에 들어간 것을 할머니가 모르고 맛있게 돼지고기 씹어먹듯 먹는 장면정도.
94년도에 나온 [천상의 피조물] 역시 피터 잭슨의 색이 잘 살아있는 영화이지만, 그가 고무 인간의 최후나 미트 더 피블즈 등에서 보여주었던 자유 분방함이 조금은 절제된 느낌이다. 영화는 실제로 뉴질랜드에서 있었던 한 살인 사건을 다루는데, 이것 역시 흥미롭게 본 영화였다. 아마 이 영화가 피터 잭슨의 무명시절 영화 중 가장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케이트 윈슬렛이 출연하기도 했는데, 타이타닉에서의 이미지와 상당히 다른 이미지여서 조금 혼란스럽기도 했다. 피터 잭슨의 다른 영화들을 먼저 본 사람이라면 그닥 감흥은 없겠지만 '민간인'이 보기엔 조금 충격적인 영화인듯도 하다.
[고무 인간의 최후], [미트 더 피블즈], [천상의 피조물] 세 영화를 내리 본 급우들 중 대부분이 내린 결론이 '피터 잭슨은 좀 비정상적인거 같다' 였으니, 그의 초창기 영화가 얼마나 자극적이었는지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이 크게 성공하면서 몇몇 사람들은 영화의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영화에서 나오는 끝내주는 풍경들인데, 놀라운 것은 그 대부분이 단순한 컴퓨터 그래픽 지형이 아닌 뉴질랜드에 실제로 존재하는 지형들이었다. 뉴질랜드는 또 어디지? 하는 사람들을 위한
링크. 사회시간에 '사람보다 양이 많은 나라'로 배웠을 것이다. 여튼 인구수가 적은 데 비해 땅덩어리는 지나치게 넓고, 개발이 조금 느린 나라이다. 대부분의 인구가 북섬에 밀집해 있어 '가공되지 않은' 남섬은 좋은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피터 잭슨이 자신의 고향을 촬영지로 택한 것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그의 영화가 대박을 터뜨림과 동시에 뉴질랜드의 관광업도 대박을 치게 되었으니.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뉴질랜드의 자연풍경에 감탄한 수많은 관객들이 뉴질랜드를 찾기 시작했고, 그에 맞추어 뉴질랜드는 '호빗 언덕'과도 같이 영화 세트로 쓰인 지역을 잘 추려내어 관광객들을 맞아들였다. 여담이지만 탐 크루즈 주연의 [라스트 사무라이]가 뉴질랜드에서 촬영이 된 것은 반지의 제왕의 영향이 어느정도 있었다고도 한다.
피터 잭슨과 반지의 제왕은 비단 관광업에만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었다. 뉴질랜드의 영화산업에도 대단한 영향을 끼쳤는데, NZFC(New Zealand Film Commision)가 뉴질랜드 감독들에게 내어줄수 있는 예산 최대치가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예이다. 덕분에 2003년 경부터 볼만한 퀄리티의 영화가 뉴질랜드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아직까지는 뉴질랜드 밖으로 수출할 정도는 아닌 듯 하다. 또한 피터 잭슨의 헐리우드 진출 성공은 수많은 뉴질랜드 아마추어 영화감독들의 의지를 불태워주었다고도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기술 정보의 발전이 느린 뉴질랜드 안에서 엔터테인먼트로 성공하기는 어려운 현실에, 피터 잭슨은 다른 뉴질랜드 감독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을 것이다.

피터 잭슨의 다음 영화가 기대된다.